사람들은 이동성(mobility)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해 왔고, 갖가지 운송 수단(탈 것)을 만들어 왔으며, 지금도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량으로 안전하고 빠르게 수송할 수 있으면서, 오염 물질이 덜 배출되고 소음이 적은, 에너지 효율 및 친환경성이 높은 운송 수단의 연구 개발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
사람의 이동성은 바퀴의 발명에서 출발된다. 오래전부터 사용하여 온 바퀴는 운송 수단에서 가장 핵심이 되며, 수레에서부터 최첨단 고속전철까지 바퀴를 축으로 하여 이루어진다. 1765년 영국의 제임스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하였고, 1825년에는 증기기관을 이용한 최초의 열차가 영국에서 탄생된 이래, 1964년 일본의 고속전철인 신칸센이 개통되고, 철도의 고속화 경쟁이 가속화되어 프랑스의 TGV, 독일의 ICE, 한국의 KTX 등이 시속 300㎞ 운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시속 350㎞의 고속전철 시운전 운행에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의 고속화 경쟁을 주도하게 되었다. 이들은 모두 바퀴를 가진 운송 수단들의 경쟁이다.
자기부상열차는 바퀴를 사용하지 않고 자기력을 이용하여 열차가 선로 위로 부상된 채 선로와 접촉하지 않고 주행하는 열차이다. 자기력(磁氣力)이란 자석의 힘을 말하며, 부상(浮上)은 떠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기부상열차란 말 그대로 자기력으로 떠 오른 채 움직이는 열차로, 에너지 효율 및 친환경성이 높고 수송 능력이 뛰어난 운송 수단으로 새롭게 개발된 것이다.
자기부상열차에 대하여 처음 생각한 사람은 독일의 헤르만 켐퍼(Hermann Kemper)이며, 1934년 8월 14일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였다. 그는 특허 취득을 위해 튜브 모양의 자기부상열차 시험 모델을 만들어 시연함으로써, 자기부상열차의 운행 가능성을 직접 보여주었다고 전해진다.
한편 1960년대 미국 부루쿠헤이븐 국립연구소의 제임스 포웰(James Powell)과 고든 댄비(Gordon Danby)는 고속자기부상열차의 기본개념을 세우게 되는데, 기존의 바퀴식 열차는 미끄러짐 때문에 시속 300㎞ 정도를 한계로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상에서 비행기처럼 떠서 가는 자기부상열차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이후 1969년 독일의 HSR연구소는 독일 연방운송국과 고성능의 고속철도시스템에 대한 개발과 적용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되었고, 1971년 최초로 Ottobrunn에 660m 노선을 설치하여 원리를 구현한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자기부상열차(4인승)를 발표하였다.
1972년 독일에서는 초전도 코일을 이용한 반발식 부상시스템(EDS) 개발에 착수하였고, 독일 남동 지역인 Erlangen에 왕복 900m 시험선을 건설하고 시험차량(EET 01)을 제작하였다. 1977년 독일 연방과학기술성에서는 자기부상열차를 초고속형 선형동기전동기 추진방식(LSM)의 흡인식 부상 시스템(EMS)으로 결정하고, 반발식 부상시스템의 개발을 중단하는 획기적인 결단을 내렸다.
이후 독일은 1987년, 약 10여년에 걸친 자기부상열차 시험소 설계를 마치고 세계 최장의 TVE 시험선(31.5㎞)을 건설·개통하여, 과감하게 투자와 개발과 함께 2003년 세계 최초로 최고 운행속도 430㎞/h의 초고속 자기부상열차를 중국에 수출하여 상용화 개통하는 성과를 올렸다.
일본은 1962년 선형전동기 추진 및 비접촉 주행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고, 1970년 초전도체 자기를 사용하는 공기역학부상시스템 연구에 착수하면서 공식적으로 자기부상열차 연구를 시작하였다. 이후 1972년 초전도체 자기부상열차의 부상에 성공과 함께, 1975년 비로소 비접촉 주행의 성공에 이른다.
이와 함께 일본은 1974년 JAL(일본항공)은 새로운 공항 접근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HSST 시스템(LIM 방식) 개발을 시작하여, 1989년 Yokohama EXPO에 최고속도 200㎞/h의 자기부상열차(HSST-05)를 전시·운행하였다. 이 시기에 일본은 HSST 시스템을 도시형으로 적용할 것으로 결정하고 대중교통으로서의 실용시험을 시작하였다. 1993년 일본 국가위원회는 마침내 자기부상열차가 대중교통시스템으로 사용 가능함을 선언하였고, 이후 1999년 Tobu Kyuryo선에 자기부상열차 도입을 결정하고, 2005년 4월 Aichi EXPO에 맞추어 세계 최초로 LIM 방식의 HSST 자기부상열차 노선 개통을 하였다. 한편 이와 함께 일본은 초전도 반발식(EDS)의 자기부상열차를 500㎞/h 이상의 속도로 시험 운행하였고, 2003년 12월 열차속도로는 세계 최고속도인 581㎞/h를 기록하였다.
1993년 우리나라에서 개최되었던 대전 엑스포(EXPO)에서는 국내에서 최초로 제작된 자기부상열차가 선보였다. 이 열차는 600m의 선로 위를 10∼20㎜ 정도 떠서 한 번에 40명의 승객을 태웠으며, 93일간 운행되었다. 우리나라의 자기부상열차 개발은 1989년 12월 과학기술부 주관의 국책연구개발사업 1단계 착수와 함께 공식적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2, 3단계 사업이 1999년 9월까지 추진되었다. 1997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UTM-01)를 개발하였고, 1.3㎞의 시험선로도 건설하였다. 이 열차는 1998년에 1량을 추가 개발하였고, 현재는 일부 개량되어 시험되고 있다. 아울러 2003년 10월부터 산업자원부 주관의 중기거점과제로 자기부상열차 실용화를 위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기부상열차는 일본의 HSST와 기술적으로 유사하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기술개발의 출발이 늦었으나 짧은 기간에 높은 성과를 이룩하여, 현재는 자기부상열차의 동남아 수출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교통문제 해소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로서 경제적·산업적·기술적 파급효과가 큰 자기부상열차의 국내 실용화를 위하여 대안을 마련 중이다. 자기부상열차는 바퀴가 없기 때문에 조용하고 진동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미끄러짐 현상이 없기 때문에 바퀴식에 비해 언덕을 2배 이상 잘 올라갈 수 있으며, 레일과 접촉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곡선에서도 주행성능이 매우 좋은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대도시내에 적은 비용으로 자기부상열차 노선을 건설하여 쾌적한 교통수단을 시민들에게 제공하며, 우리의 삶이 보다 더 풍요로워지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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